왜 정권이 바뀌면 언론의 태도가 달라 보일까?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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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부 때는 조용하던 언론이, 왜 민주 정부만 들어서면 사소한 것까지 비판할까?"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런 의문을 한 번쯤 가져보셨을 겁니다. 특정 정부에게는 유독 관대하고, 다른 정부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날을 세우는 듯한 언론의 이중적인 태도. 우리는 이 현상을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곤 합니다.
과연 이것은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느낌'일 뿐일까요? 아니면 실제로 존재하는 한국 언론의 구조적 문제일까요? 오늘은 이 민감하지만 중요한 주제,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구조적 배경: 언론은 누구의 돈으로 움직이는가?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열쇠는 바로 '언론사의 소유 및 수익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주류 언론사는 사기업입니다. 사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윤 창출이며, 주요 수익원은 '광고'입니다.
주요 광고주는 대부분 대기업입니다. 자연스럽게 언론사는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선호하는 보수 정부의 기조에 비판의 강도를 조절할 유인이 생깁니다. 반면, 노동권 강화, 대기업 규제, 증세 등을 추진하는 민주 정부의 정책은 광고주의 이해관계와 상충할 수 있으며, 이는 언론의 더 공격적인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배경이 됩니다.
2. '감시견' 역할의 이면: 개혁은 갈등을 낳는다
언론은 스스로를 권력의 '감시견(Watchdog)'으로 규정합니다. 그런데 이 감시견의 역할이 어떤 정부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보수 정부는 주로 '안정'과 '현상 유지' 혹은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민주 정부는 검찰, 부동산, 노동 등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혁은 필연적으로 기존 기득권과의 마찰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합니다.
언론의 속성은 '갈등'을 먹고 삽니다. 갈등이 많을수록 '뉴스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회 곳곳에서 마찰음을 내는 민주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는, 안정 기조의 보수 정부보다 언론의 비판적 보도 소재를 훨씬 더 많이 제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3. 심리적 요인: 우리 안의 '확증 편향'
이 문제를 논할 때, 우리 자신 즉 '뉴스 수용자'의 심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려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는 유독 더 아프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반면, 내가 반대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고 속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따라서 언론이 실제로 편향되었는지 와는 별개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언론의 공정성을 다르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결론: 비판적 뉴스 읽기, '미디어 리터러시'가 답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정 언론사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거나, 반대로 맹신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즉 뉴스를 비판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최소 두세 개 이상의 다른 성향의 언론사 보도를 비교해보고, '사실(Fact)'과 기자의 '의견(Opinion)'을 구분하며, 이 기사가 누구에게 이익이 될지 그 배경을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언론이 완전히 공정하고 중립적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민주주의는 바로 이러한 언론의 한계를 인지하고, 진실을 스스로 찾아가려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노력 위에서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