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쓸모없는 신체 부위? 미래에는 사라질 우리 몸의 흔적들

2025. 6. 2. 20:04정치,경제,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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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 쓸모없는 부분이 있다고? 에이, 설마!"
우리 몸은 수백만 년의 진화 과정 속에서 정교하게 다듬어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현대인의 몸에는 과거에는 유용했지만, 생활 방식의 변화와 함께 그 기능을 상당 부분 잃어버려 '흔적 기관(Vestigial organ)'으로 불리는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마치 오래된 옷장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유행 지난 옷처럼, 우리 몸속에 남아있는 '쓸모없는 신체 부위'들을 탐험해 보고, 이들이 과연 먼 미래에는 정말 사라지게 될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보겠습니다.


1. 대표적인 흔적 기관, '사랑니'와 '맹장' - 정말 필요 없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흔적 기관의 대표 주자는 단연 사랑니(제3대구치)맹장(충수돌기)일 것입니다.

가. 사랑니

  • 과거 인류는 질긴 날것이나 단단한 음식을 주로 섭취했기 때문에 강력한 저작력이 필요했고, 넓은 턱과 많은 어금니가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불의 사용과 조리법의 발달로 음식이 부드러워지면서 턱뼈의 크기가 작아졌고, 가장 늦게 나오는 사랑니는 나올 공간이 부족해지거나 삐뚤게 자라 염증을 유발하는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현대인의 약 35%는 사랑니가 아예 나지 않거나 매복되어 있다고 합니다. 먼 미래에는 사랑니 자체가 없는 인류가 다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맹장 (정확히는 충수돌기)

  • 맹장 끝에 달린 작은 돌기인 충수돌기는 과거 초식 위주의 식생활을 할 때 섬유질 소화를 돕는 박테리아의 서식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그 기능이 크게 줄어들었고, 오히려 염증(맹장염)을 일으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골칫거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충수돌기가 면역 기능에 일부 관여하거나 장내 유익균의 '안전가옥'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있지만, 여전히 과거만큼의 중요성은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없어도 생존에 큰 지장이 없다는 점에서 점차 퇴화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2. 닭살 돋게 하는 '털세움근 (기립근)' - 이젠 추위도 못 막아!

추위나 공포를 느낄 때 우리도 모르게 털이 곤두서는 '닭살' 현상. 이는 피부의 작은 근육인 털세움근(입모근, Arrector pili muscle)이 수축하면서 나타납니다. 과거 털이 많았던 우리 조상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기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보온 효과: 털을 세워 털과 피부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 위협 과시: 몸집을 더 커 보이게 만들어 포식자나 경쟁자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털이 매우 적어졌기 때문에 털세움근이 수축해도 보온 효과는 미미하며, 몸집을 부풀리는 효과도 거의 없습니다. 감정 표현의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이 근육 역시 점차 그 기능과 존재감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귓바퀴를 움직이는 '귓바퀴 근육' - 소리 방향 탐지는 옛말!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귀를 쫑긋 움직이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는 귓바퀴 주변의 근육을 이용해 소리의 방향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인간에게도 이러한 귓바퀴 근육(외이근)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근육을 의식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아주 미미하게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과거 야생에서 생존해야 했던 인류에게는 청각 정보가 매우 중요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시각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귓바퀴 근육의 필요성이 크게 줄었습니다. 현재는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는 흔적 기관으로 남아있으며, 미래에는 더욱 퇴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꼬리뼈의 흔적, '미골 (꼬리뼈)' - 앉을 때만 필요할까?

인간의 척추 맨 아래쪽에는 3~5개의 작은 뼈가 융합된 미골(꼬리뼈, Coccyx)이 있습니다. 이는 과거 꼬리가 있었던 우리 조상의 흔적입니다. 포유류의 꼬리는 균형을 잡거나 의사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직립보행을 하게 된 인간에게는 꼬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퇴화하여 작은 뼈로 남았습니다.

 

현재 미골은 일부 근육과 인대가 부착되는 지점 역할을 하거나, 앉을 때 체중을 지지하는 역할을 일부 수행하지만, 과거 꼬리가 가졌던 핵심적인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골절 시 상당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이 꼬리뼈 역시 진화의 과정에서 점차 작아지거나 그 형태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5. 남성의 젖꼭지 - 태초의 설계도에 남은 흔적?

남성에게 젖꼭지가 있는 이유는 태아 발달 초기 단계에서 성별이 분화되기 전에 여성형 기본 설계에 따라 젖꼭지가 먼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남자의 젖꼭지 왜 존재하는가?" 블로그 글 참조) 수유라는 명확한 기능이 없는 남성의 젖꼭지는 대표적인 흔적 기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생존에 불리하지 않기 때문에 남아있지만, 특별한 기능이 없다는 점에서 먼 미래에는 그 형태나 존재 여부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6. 발바닥의 '족저근 (Plantaris muscle)' -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족저근은 무릎 뒤쪽에서 시작해 발뒤꿈치까지 이어지는 가늘고 긴 근육입니다. 과거 네 발로 걷거나 나무를 탈 때 발목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발바닥의 감각을 느끼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직립보행을 하는 현대인에게는 그 기능이 매우 미미하며, 약 10%의 사람들에게는 아예 없기도 합니다. 이 근육이 없어도 보행이나 운동 능력에 큰 차이가 없어, 손상된 다른 인대를 재건하는 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중요도가 낮은 근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진화는 현재진행형! 우리 몸은 계속 변화한다.

지금까지 우리 몸에 남아있는 '쓸모없는' 또는 기능이 현저히 줄어든 신체 부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흔적 기관들은 우리가 과거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그리고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증거입니다.

 

물론 이 부위들이 당장 내일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진화는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만 년, 수십만 년 후의 미래 인류는 지금과는 또 다른 신체적 특징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오늘 이야기한 부위들 중 일부는 정말로 사라지거나,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기능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하며 변화하는 '현재진행형' 작품이라는 사실! 정말 신비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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