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극우, 왜 '자국 우선주의'와 거리가 멀어 보일까? 그 딜레마를 파헤치다

2025. 6. 2. 20:44정치,경제,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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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Far-right)'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외치며, 외국인이나 외부 세력에 대해 극도의 배타성을 보이는 모습.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America First"나 유럽 극우 정당들의 반(反)이민 구호처럼, '자국 우선주의(Nationalism/Nativism)'는 극우 이념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극우, 혹은 극우라고 불리는 일부 세력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일반적인 극우의 모습과 다소 괴리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특정 외세에 대해 유화적이거나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자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특정 이념이나 과거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우선시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다소 역설적으로 보이는 "대한민국의 극우는 왜 (일반적인 의미의) 자국 우선주의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특수한 역사적 맥락과 정치 지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자국 우선주의'란 무엇인가? 극우의 일반적 특징

먼저 일반적인 의미에서 극우가 표방하는 '자국 우선주의'의 특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국익 절대화: 외교,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이를 위해서는 타국의 희생이나 국제적 규범의 일부 훼손도 감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 자문화 중심주의 및 배타성: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우월하다고 여기며, 외부 문화의 유입이나 다문화주의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경계하는 시각을 가집니다.
  • 반(反)이민/반(反)외국인 정서: 이민자나 외국인이 자국의 일자리, 복지, 사회 질서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이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나 배제를 요구합니다.
  • 주권 강조 및 국제 협력에 소극적: 국가 주권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국제기구나 국제 협약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탈퇴도 불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2. 대한민국 극우의 특징: 역사적 맥락과 이념적 특수성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극우는 왜 이러한 일반적인 '자국 우선주의'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을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합니다.

가. 분단과 냉전 이데올로기의 강력한 영향

  • 한국의 극우는 해방 이후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강력한 반공주의 이데올로기를 핵심 기반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주적'은 북한이며,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인식됩니다.
  • 이러한 맥락에서, 반공 전선의 중요한 축이었던 특정 우방국(특히 미국, 과거에는 일본을 포함하기도 함)과의 동맹 관계를 절대시하고, 이들 국가의 이익과 한국의 국익을 동일시하거나, 심지어 국익보다 동맹 관계 유지를 우선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보다는 '이념 우선주의' 또는 '동맹 우선주의' 에 가까워 보일 수 있습니다.

나. 역사 인식의 특수성과 '식민지 근대화론'의 영향

  • 일부 극우 세력은 일제 강점기에 대한 역사 인식이 일반 국민들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식민지 시기 일제의 통치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거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책임을 축소하고 오히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 이는 자국의 역사적 아픔이나 주체적인 발전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특정 강대국에 편승하여 발전했다는 시각을 드러내는 것으로, 일반적인 의미의 '자국 우선주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자국의 역사적 정통성이나 자주성보다는 특정 외부 세력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입니다.

다. '국가'보다는 '체제' 또는 '정권' 수호에 집중

  • 대한민국 극우의 일부는 '국가' 그 자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특정 정치 체제(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때로는 권위주의적 과거를 미화)나 과거 특정 정권을 수호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입니다.
  •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자신들이 지지하는 체제나 정권에 비판적인 내부 세력을 '종북' 또는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데 집중하며, 정작 국가 전체의 실질적인 이익이나 국격 향상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가 아니라 '특정 이념 집단의 생존 및 영향력 확대 우선주의' 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라. 자국 혐오'에 가까운 자기 비하적 발언

  •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자국의 문화나 국민성에 대해 비하적인 발언을 하거나, 특정 선진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자국을 폄하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는커녕 오히려 '자국 혐오'에 가까운 모습으로, 극우 이념의 일반적인 특징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입니다.

3. 왜 이러한 '딜레마'가 발생하는가?

대한민국 극우가 이처럼 일반적인 '자국 우선주의'와 괴리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한국 사회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과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이념 지형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생존을 위한 '선택적 동맹'의 역사: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와 식민 지배,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 생존을 위해 특정 외부 세력과의 강력한 연대가 필수적이었던 역사적 경험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적 심리나 과도한 동맹 중시 경향으로 이어졌을 수 있습니다.
  • 이념 대립의 고착화: 냉전 시대의 첨예한 이념 대립이 국내 정치에도 깊숙이 투영되면서, '반공'이라는 절대적인 가치 앞에서 다른 모든 가치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 정체성의 혼란: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전통적 가치와 서구적 가치가 충돌하고, 국가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했던 점도 특정 이념이나 외부 세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으로 이어지는 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진정한 '국익'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극우가 '자국 우선주의'라는 보편적 극우의 특징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국익'의 정의와 우선순위가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국익'은 특정 이념의 수호, 특정 동맹 관계의 유지, 또는 특정 과거 질서로의 회귀와 동일시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국 우선주의'라면, 국가의 주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어떠한 외부 세력에도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 전체의 실질적인 이익과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을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대한민국 극우의 독특한 특징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길인지, 그리고 건강한 보수와 국익 우선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지속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는 특정 이념이나 세력을 넘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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